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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ICPC Asia Pacific Championship 후기2025 대회일지 2025. 3. 3. 17:00
안녕하세요.
싱가포르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NUS)에서 열린 APAC에 참가했습니다. (playsworld16, plast, ystaeyoon113)
저희팀의 목표는 월파까지 가보는 것이였고, 4월부터 연습을 시작해서 격주로 연습했고, 2학기부터는 매주 연습했던 것 같습니다.
Endgame ICPC 본대회에 앞서서 저희팀은 포스텍의 PhoKing팀이 알려주신 OCPC라는 캠프 정보를 듣고, 4일 동안 진행되는 캠프의 뒷 2일을 참가해서 현지 적응도 하고, 대회장 분위기도 좀 적응할 겸 OCPC라는 캠프를 신청했습니다. 대회 내내 거의 PhoKing 선생님들이랑은 거의 한 팀처럼 같이 다녔는데 아마 작년부터 쭉 교류를 이어나가서 상당히 친밀해진 상태였기 때문에 + PhoKing선생님들이 GOAT예능팀이기 때문에 대회 내내 거의 같이 다녔습니다. 심지어 PhoKing팀은 저희보다 3일정도 먼저 와 계신 상태였기 때문에 저희가 오자마자 잘 따라다니기만 하면 헤매지 않을수 있었습니다.
OCPC~~ 3일차 (우리한테는 1일차) 첫번째로 저희가 치른 3일차 셋은 진짜 레전드였습니다. 중국쪽 세터라고 했던것 같은데 랜덤에 의존하는 문제가 4~5문제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첫날이라서 프린터는 어딨지..컴퓨터는 뭘 눌러야되지.. 에디터는 뭐 써야되지.. 이러면서 무한어리버리까는데 셋까지 또라이같아서 정신이 나갈거같았고 하루종일 왜 되는지는 모르고 찍었는데 일단 맞기는 하는 문제들을 넘기고 PhoKing 선생님들이랑 저녁먹으면서 욕을 엄청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NUS 주변에서 가챠 (먹다가 생각나서 찍음) 맛있었습니다. 사실 그냥 매일 여기로 갔어도 저는 만족했을듯 ?
4일차 4일차 셋은 퀄리티가 매우 좋았고 1,2일차와 비슷한 퀄리티의 좋은 문제들이 출제되었다고 합니다. 아마 실제 대회로 나왔어도 손색이 없었을 셋인것 같습니다. 이날 I번에서는 Golden Section Search라는걸 처음 배웠는데 삼분탐색에서 상수를 좀 깎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문제가 제한이 타이트해서 이게 약간 밈처럼 돼버려서 그냥 조롱의 대상이 되어버린 알고리즘이 되었습니다.
끝나고 NUS에서 점심을 제공해서 NUS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출제자가 직접 풀이를 제공하는 세션이 있었습니다. 사실 3일차에도 LGM errorgorn님이 제공하는 해설이 있었는데 본인이 출제한 문제는 아니였고, 4일차 해설은 일부 문제들을 출제한 Pyqe님이 제공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해설이 이해가 잘 되도록 굉장히 사고과정을 친절하게 설명해주기도 하고, 무엇보다 Pyqe님이 너무 호감인싸라 에디토리얼 공개가 진짜 재밌었고 팬이 됐습니다. 매번 있는 이벤트는 아니겠지만 같은 학교에 LGM이 있어서 구성원들에게 좋은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다는 게 너무너무 부러웠고 좋아보였습니다.
Pyqe좌 (가운데) 다음날은 등록날인데요, 아마 저희는 호텔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가장 먼저 등록을 한 두 팀이었던 것 같습니다. 등록을 하고 이날부터 후원사 세션이 열려서 체스나 퍼즐같은 보드게임들도 좀 즐기고 포킹선생님들이 동방에서 무척이나 즐겨하신다는 홀덤을 좀 배웠습니다. 좀 익숙해지고 나니까 3:3으로 진팀이 밥사기를 했는데 팀원 2명이 쓰레기패로 올인박고 돈을 싹다 몰아줘서 그냥 대참패하고 밥을 샀습니다. 근데 뭐 학식같은 느낌이라 사줘도 거의 한국에서 혼자 밥먹는 가격이였고 그래도 포킹선생님들이 음료수는 사주셨습니다 ㅋ.ㅋ
홀덤배우는중(재밌다) 다음날은 예비소집이였는데, 이날 컴퓨터를 켜보니 컴파일과 실행, 프린트 등의 세팅이 평소 해보던 것과 정말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다음날 조심해야 할 점등을 체크했습니다. 평소에 Ctrl+F5를 입력하면 그냥 컴파일+실행까지 되는것과 반대로 여기서는 직접 compileg++ 등의 커맨드를 이용해서 컴파일을 수동으로 돌려야 했습니다. 사실 이때 여러가지 제한들을 테스트 해봤어야 하는데 그것보다 저희는 문제 푸는거에 좀더 집중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약 4번째 접시 (정신차리고 보니 안찍었다는것을 깨달았는데 이미 너무 배부름) 이날 저녁은 Jane Street에서 후원을 해줬다고 하는데, 비싼 뷔페에 참가자들을 모두 데려갔습니다. 저도 싱가포르에서 계속 단조로운 식사만 하고 있어서 조금 질려가고 있었는데, 이날 좀 맛있는 음식들이 많이 있어서 대회 전날인데도 좀 많이 먹었던 것 같습니다. 이날 저녁에 일본 초고수 physics0523님과도 대화를 해보고, 다른 한국 팀들이랑도 얘기를 해봤습니다. 이날 경희대 WayInWilderness 팀과 포킹선생님들과 같은 테이블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대회장 대망의 대회날인데요, 한국본선때는 생각보다 엄청 긴장했던 것 같은데 신기하게도 이날은 긴장이 별로 안됐습니다. 뭔가 잘할 것 같다는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펑 많은 상위권 팀이 4~5솔에서 머물러있었고 저희가 좀 고민하던 E번이 생각보다 매우 어려운 문제일 수 있다는 판단이 서고, 슬슬 다른팀들이 한두개씩 솔브를 올려가기 때문에 무조건 D랑 H를 맞추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일단은 살아야 하니까요.
D는 plast가 제곱근으로 풀면 쉽다는 관찰을 하면서 H를 풀어야 하는 상황이 나왔는데, H는 애초에 대전략 자체가 이분탐색이었기 때문에 첫 2~3번의 쿼리에서 0이 나왔을 때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상황을 도저히 해결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Lk - Rk가 무조건 1씩 증가한다는 사실을 관찰해야 하는데, 이 관찰이 이루어지려면 오히려 문제를 뒤로 돌아가서 다시 생각했어야 합니다..
결국 H에 별다른 해결책이 없이 끝났고 끝나고 나서 로비로 나와서는 다른 팀의 솔루션을 듣자마자 그냥 처음부터 잘못 들어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대회중에 스코어보드를 안봐서 정확히 몇등인지는 모르는데, 그냥 무조건 떨어졌다는 것은 알 수 있었습니다.
36 모든 스코어보드를 오픈해보니까 저희 말고도 다른 한국 팀들도 많이 말렸던 것 같은데, 해외 팀들이 올해는 정말 무시무시할 정도로 강하다고 생각됩니다. 작년에는 사실 한국이랑 일본이 강세라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해외 팀들이 다들 작년에 비해서 너무 잘해서 놀라울 따름입니다..
끝나고 다들 너무 절망하면 어쩌나 했는데 그래도 다행히 셋 다 생각보다 빠르게 멘탈을 회복한 것 같았고, 수상자 분들과 얘기도 하면서 기분도 풀고 축하도 드렸습니다. 1년동안 같이 연습한 PhoKing 선생님들도 동메달 수상하셨고 월파로 진출하신다고 합니다. 수상하신 분들 모두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한국팀들 끝나고는 숙소로 가기 전에 한국팀들을 어찌저찌 모아서 같이 사진을 찍자는 의견이 있어서 한국팀들과 사진을 찍고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숙소로 갔는데 너무 침울하면 어쩌지? 했는데 다행히도 셋 다 멘탈이 괜찮아 보였습니다. 사실 속으로는 다들 속상하겠지만 작년에 비해서 어른이 된 거겠죠? 저도 숙소에 갔는데 이제 끝났다라는 생각으로 해방감도 조금 들고 자유시간을 조금 보내려고 노트북을 켰는데 PS만 빼고 뭐라도 해보려고 하니까 진짜 뭘 해야될지 모르겠는거에요? 갑자기 확 공허해지길래 그냥 당장 생각나는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깔아버리고 게임 몇판 하다가 잤습니다. 각자 대회때문에 참고있었던 자유시간을 짧게나마 즐겼던 것 같습니다.
USS 마지막날은 대회측에서 준비한 excursion으로 Universal Studio Singapore에 갔습니다. 작년에는 크루즈를 탔던거 같은데 저는 개인적으로 여기가 놀이기구들이 있어서 좀더 재밌었습니다. 10시에 여는데 오픈런이 가능한 시간에 버스를 내려줘서 오픈런을 했고 오른쪽 방향으로 쭉 도니까 점심먹기 전에 줄 없이 인기있는 어트랙션을 거의 다 탔습니다.
검정색이 제일 빠른데 줄이 5분따리 근데 이제 다 돌고 나니까 사실 저희는 비행기가 11시라 6시정도까지는 USS에서 버텨야 하긴 했고, 줄 없이 탔기때문에 한바퀴를 이미 거의 다 돌아가지고 뭐 새로운 곳을 찾아가야 하나? 하면서 주변에 있는 루지나 아쿠아리움도 찾아보고 뭔가뭔가를 찾아보기도 했는데, 결론적으로는 한 5시까지 나름 재밌게 있었고 그냥 여유롭게 호텔 들러서 짐 찾아서 공항으로 갔습니다. 싱가포르는 1년 내내 30도정도가 유지되는 곳이라 좀 더웠다는 거? 그리고 제가 더위를 잘 타는 타입이라 살짝 더웠다는거? 근데 사실 더운것도 꽤 버틸만 했던것 같습니다. 진짜 재밌게 놀았던 것 같아요
중간에 경희대 팀도 만남 마지막에는 기념품샵도 적당히 가보고 주변 스벅에서 경희대 팀분들과 핸들 상호친추도 하고 현생 관련한 얘기도 조금 나누고 ? 호텔 들러서 짐을 들고 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개추 공항이 쇼핑몰임 창이국제공항은 공항 바로 옆에 약간 우리나라의 더현대? 같은 포지션의 대형몰이 하나 있어서 유명한 곳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여기 유명한 인공폭포도 있고 쇼핑몰이 거의 한 더현대정도의 사이즈로 엄청 커서 오래 구경했던 것 같습니다. 여기서 제가 USS에서 뇌를 빼고와서 6명의 동선을 파멸로 이끌뻔 했지만 ? 다행히 주변분들이 잘 살려주셔서 다행히 맛있는 식당도 잘 찾아서 저녁도 먹었고, 터미널에서 체크인도 다행히 잘 됐습니다.
공항에서는 기념품을 적당히 사서 한국으로 귀환했습니다. 싱가포르에 파는 인기많은 기념품 찾아다니느라 바빴고 다들 USS에서 핸드폰 배터리를 거의 다 써버려서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충전을 했다고 합니다. ^.^
2024끝 원래 목표했던 월드 파이널은 안됐지만 그래도 좋은 팀원들을 만나서 1년동안 배울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1년동안 아무튼 부족하지만 재미는 좀 있는 리더를 따라준 Endgame 팀원들한테도 정말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Endgame을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여기서부터는 그냥 너무 하소연이라서 그냥 안 궁금하시면 끄는걸 추천드림.. (주의 : 진지)
지금 개인적으로 PS에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말해보자면,
제가 처음 PS를 시작한 건 대학교 2-1이 끝난 여름방학에 시작했기 때문에 꽤 늦게 시작했구요. (2020년 여름)
그냥 막연하게 목표를 크게 잡는 습성 때문에 어쩌다보니 선배들처럼 월드 파이널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PS를 하고 있는데요,
사실 2023년까지는 공부하는 만큼 리턴이 확실하게 붙는 느낌이 있어서 보람차기도 하고 실력이 향상되는 게 느껴졌었는데, 2024년은 저한테 PS에 있어서는 좀 안좋은 해인 것 같아요.
저는 ICPC 월파에 너무 나가고 싶어서 2024-1에 휴학을 했습니다. 학업을 멈추고 PS만 하면 진짜 엄청난 발전을 할 수 있을거라고 믿었는데, 무슨 벽에 가로막혀 있는 것처럼 오히려 뒤로 가버리는 것 같아요.
그 사이에 다른 사람들은 하나 둘 저를 지나가는 느낌도 들고, 제 팀원들도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데
이상하게 휴학하고 PS를 하는데도 저 혼자만 계속 뒤로 퇴화하는 느낌을 받아요.
아마 올해 개인대회 실적이 역대급 폭망인 걸 보면 그냥 느낌만은 아니고 실제로 뭔가가 잘못되어 있다는 생각은 드는데
그러면 저는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를 계속 생각해 보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사실 팀이 잘 안될때마다 그냥 계속 제가 문제라고 생각하게 되고요,
올해 대회나 팀연습하다 보면 사실 진짜 제가 문제인 경우도 굉장히 많았고,
이 사람들은 계속 느리게라도 발전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왜 뒤로 가고 있는거지? 같은 생각도 계속 들고,
아마 저를 만나신 분들은 제가 습관적으로 저만 잘하면 된다고 얘기했던 것도 기억나실 수도 있어요.
그래서 이번 월파 진출 실패는 사실 저한테는 좀 많이 속상합니다.
마지막 기회였던 것도 있고요,
그냥 정말 좋은 팀원들이라서 정말 좋은 기회였는데 제가 기회를 차버린 것 같은 느낌도 들어요.
사실 저는 내년 ICPC에 나가려고 하면 나갈 수는 있는데요,
제가 이런 부정적인 감정들을 이겨내고 계속 PS를 할지는 잘 모르겠어요.
뭔가 여기서 그만두면 도망치는 것 같아서 별로 좋은 기분이 들지는 않는데
진짜 세상에는 똑똑한 사람들이 너무 많고요, 여기서 제가 노력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제 한계를 넘을 수 있는 건지를 잘 모르겠어요. 이 생각을 거의 한 6개월 넘게 하고있는 것 같은데...
대회 끝나고 shiftpsh님과 playsworld16에게 제 이런 고민을 간략하게 털어놓았는데 두분 다 문제푸는 행위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껴야 되는 것 같다.. 고 하셨고 저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저는 사실 문제푸는 행위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 같지는 않고, 그냥 경쟁이 즐겁고 대회 나가서 수상하고, 레이팅 올리고, 그걸 통해서 인정받고 이런 게 더 재밌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사실 2024-1에 휴학하고 문제 풀 때 너무너무너무너무 지루하고 힘들었습니다. 재미없는 일을 하려니까 결국 나 자신과의 싸움인데 같은데 기간이 길어지니까 너무 힘들더라고요 무슨 고시 준비하는 사람같았음
아무튼 제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도 사실 잘 모르겠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PS를 계속 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대회가 망해가지고 다소 감성적인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저한테는 지금 조금 휴식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일단 좀 쉬고 오겠습니다.
혹시 비슷한 시기를 이겨내신 고수분들이 있다면 마음껏 훈수 갈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발요!!!
아무튼 정~~~~~~~~~~~~~~~~~~~~~~~~~~~~~~~~~~~~~~~말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짜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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