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대회일지

2024 UCPC 후기

Serendipity__ 2024. 8. 14. 04:01

모비스 광탈하고 엘읍읍도 죠져서(애초에 수상할수가 없음) 요즘 후기가 없었습니다..

 

올해 아시아 챔피언십에 참가했던 저희 팀(SCC_SinChonCoders)은 월파에 가네 마네 하면서 추측성 찌라시가 있었고 저희의 계산으로는(+희망가산점) 저희까지 턱걸이로 간다는 계산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희 앞에서 문이 닫히게 됐고 아쉽게도 월파는 무산됐습니다. 이런저런 사연이 얽힌 관계로 작년 ICPC를 함께했던 SCC 팀원들과 이번 UCPC까지를 마지막으로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예선때는 playsworld16이 오래된 친구들이랑 약속이 잡혔다고 해서 저랑 coconut99만 학교에서 모여서 쳤고, playsworld16는 온라인으로 참가했습니다. 대신 필요할 때마다 디스코드로 소통하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예선이니까 괜찮겠지? 했지만 사실 조금 불안했던건 사실입니다. 왜냐면 작년 UCPC때 예선때 사람들이 상당히 잘한다는 걸 느꼈기 때문에.. 

 

예선

사실 좀 걱정했는데 걱정을 playsworld16이 싹 지워버렸습니다.

저는 뭐 풀었더라.. 암튼 시작하자마자 음? 넘 쉬운데? 하고 2문제 냈는데 둘다 WA받아서 페널티 먹이고, (H,J) 나중에 좀 생각할 거리가 있다는걸 알고 고치긴 했지만 아무튼 잘못생각하고 신나서 페널티 먹였고요.. D에서 착각한 부분도 있고.. 구현 엄청 절어서 페널티 + 시간도 엄청 먹였습니다.

 

playsworld16이 거의 혼자 캐리한 예선입니다. 어려운 문제들을 거의 다 풀어줬고, 혼자 I번이라던지 F번같은 문제들을 풀어와서 예선에서 높은 등수에 랭크됐습니다. 집에서 혼자 해서 걱정됐지만 역시 레드는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담으로 coconut99도 K번같이 제가 완전 쥐약인 문제들을 풀어줘서 예선은 무난하게 넘겼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잘하는 팀들이 엄청 빡겜을 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동아리실 다른 한편에서 xladlfma 팀도 예선에 임하고 있었는데, 저희보다 빠른 속도로 10솔에 도달했고 엄청 높은 랭크에 위치해 있었는데 웃긴게 또 저희도 10솔 찍고나니까 등수가 붙어있습니다. ㅋㅋ 대체 어떻게 이렇게 되는지는 진짜 이해가 잘 안되고 웃겼습니다. 끝나고 적당히 학교 주변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본선날 맨앞자리..

 

본선은 LG 서초 R&D센터에서 열렸습니다. 서울이니까 금방 가겠지? 하고 부모님 운송찬스를 썼는데, 진짜 차가 오질나게 막혀서 당황했습니다. 팀원들한테 제가 이때이때 만나자 했는데 제가 제일 늦었고 실시간으로 ~~분까지는 갈게,, ~~분까지는 갈게,, 하는데 계속 업데이트되면서 늦어가지고 너무너무 미안했습니다. 분명 코앞까지 와서 엄청나게 막혀서 답답했지만 다행히 시간 안에는 들어갔습니다.

 

본선장에는 아는 얼굴도 꽤 많이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역시 객지에서 고향 사람들을 만나면 반갑다고 신촌 분들도 스태프나 참가자로 많이 와계셔서 반가웠고, 군대 가서 외출로 나온 dlguq0107, dhlee1031도 본선에 참가해서 엄청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대회장 가면 항상 계시는 고수분들도 예전에는 일면식도 없어서 오.. 유명한 사람인가 보다.. 했지만 이번에는 저도 반갑게 인사할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혹시 나중에도 대회에서 저를 보시는 분들은 인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당

 

테이블이 엄청 여유롭지는 않았고 배치가 랜덤인거 같았지만 저희 주변에 진짜 초고수 팀들이 엄청 많이 위치해 있었습니다. 살짝 위축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대회를 많이 나가봤기 때문에 쫄지말고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본선

 

약간 아쉽지만 준수한 성적입니다. 작년 UCPC 본선때 제가 0솔하고 다른 팀원들이 제 똥을 치워줬었는데, 다행히 이번에는 1인분을 한 것 같아서 나름 만족합니다. 이번 UCPC에서 제가 만족했던 부분은 제가 약한 부분이 꽤 많이 커버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 작년까지는 웰논을 제가 가져가고 애드혹/그리디/게임 문제들은 playsworld16에게 넘기고, 수학/기하문제는 coconut99한테 넘겨야지~~ 하는 괘씸한 생각이 있었는데, 이번 UCPC때 제가 푼 문제들은 애드혹 태그가 많이 달려있어서 작년에 문제가 됐던 웰논원툴에서는 조금 벗어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playsworld16은 역시 레드답게 핵심이 되는 J를 혼자서 뚫어왔고, L 제가 구현해달라고 던진것도 구현해 줬고 F번의 풀이도 정확하게 일치했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F를 내지는 못했지만 그냥 대회장에서 playsworld16은 되게 믿음직스럽습니다. 저는 너무 기복도 많고 뻘짓할때도 많아서 망치는 때도 많은데, playsworld16은 되게 꾸준하게 해주는 상수역할입니다.

 

약간 마음아팠던건 coconut99가 H를 열심히 잡았는데 대회 전에는 풀지 못했습니다. 사실 F번의 풀이가 나왔지만 H번은 정말 확실한 풀이가 있었고 이미 구현도 완성된 상태여서, 이것만 조금 고치면 되는데.. 조금만 더 고치면 되는데.. 이러다 보니까 뭐 아쉽게도 F랑 H가 둘다 완성이 되지 않은 상태로 끝나게 됐습니다. 사실 팀원들이 제 의견을 많이 따라줘서 대회중의 머신 분배도 제 의견이 강력하게 들어가게 되는데,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다른 선택을 할 것인가? 라는 물음에도, 그냥 똑같은 선택을 할 것 같습니다. 다른 팀들도 H에서 꽤 많은 시도를 박았어서 H가 어려운 기하문제인건 맞고 오히려 coconut99 멘탈이 많이 나갔을 것 같습니다. 뭐 대회가 가끔 운도 붙어줄때도 있고 운이 없을때도 있죠. 사실 잘못의 경중으로만 따지면 베트남 가서 제가 세그 잘못 옮겨적은게 월파를 날려먹을정도의 큰 잘못이기 때문에 제가 팀원들한테 뭐라뭐라 하는것도 웃기고 coconut99가 이런 문제 하나로 자신감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끝나고는 다른 분들과 네트워킹도 좀 하고, 기업세션도 좀 보고 스코어보드도 봤습니다. 사실 수상권이 아니라는건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딱히 긴장하고 보지는 않았고 다른 아는 분들 잘 쳤나 응원하면서 봤습니다. 그리고 아는 분들이 수상할 때는 뭐랄까 가식으로 축하하는 느낌이 아니라 진심으로 축하했던 거 같습니다. 예전에는 수상하는 고수분들이 누군지도 잘 모르니까 그냥 아무개1아무개2 수상~~ 이런 느낌이였다면 이제는 그래도 좀 친분이 있는 분들이 수상하게 되니까, 뭐 이런 사람들도 이런이런 고민을 한다던지 수상까지 어떤 노력을 했다든지 그런 것들이 보이게 돼서 그런지 진심으로 응원하게 됩니다. 당연히 부럽기도 하고요. 나도 노력해서 언젠간 저 자리에 가야지! 이런 생각도 들고, 내가 진심으로 축하했을 때 나중에 내가 그 자리에 갔을때도 축하받을 자격이 생긴다고 생각도 들었습니다.

 

핑크빈굿즈
넘기엽지않나요 머리카락도 이식받은 핑크빈

 

핑크빈 굿즈.. 제가 여태까지 대회 다니면서 받아본 굿즈중에 제일 귀엽습니다. ㄹㅇㄹㅇ 맘에 드는데 얘가 사이즈가 좀 있어서 가방같은곳에 걸수도 없고(+가방에 이미 인형 2개 걸려있음) 집 소파에 한자리 차지하게 냅뒀습니다. 제 방은 에어컨이 잘 안와서 더운데 얘는 거실 소파에서 시원하게 에어컨 쐬는걸 보니 상팔자입니다. 넥슨은 굿즈가 꽤 귀하다고 해서 기념품으로 소파에 오래 쟁여놓을 생각입니다.

 

끝나고는 POSTECH 분들이랑 같이 양재역 깐부치킨에 가서 뒷풀이를 했습니다. 작년부터 작당모의 채널에서 팀연습 같이하던 AllSolvedin1557 팀 분들과 포스텍에서 PS하시는 분들 + 연대분들 모아서 회식했는데 재밌었고 또 PS에서 유명하신 분들도 많이 만나게 돼서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었습니다. AllSolvedin1557 팀은 역시나 월파팀답게 수상하신거 축하드립니다!! 포스텍이랑은 올해 초 베트남 갔을때 급격하게 친해져서 요즘도 같이 팀연습 채널에서 ARC 버추얼이랑 팀연습을 종종 하는데 올해 월파 가서도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마도 Team SCC_SinChonCoders의 대회는 이번 UCPC까지가 마무리일것 같고, 다음 대회부터는 다른 팀으로 나가게 될 것 같습니다. 22년 12월 말에 결성됐던 팀이라서 거의 1년 8개월?정도 함께한 팀이고, 정말 오랜 기간을 함께하면서 추억도 많고 같이 성장한 시간도 엄청 길었습니다. 긴 시간동안 대회를 준비하면서 저는 참 재밌었습니다. 처음 팀을 결성할 때는 거의 99.99% 불가능으로 보였던 ICPC 월파 진출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셋이서 노력하다 보니까 아시아 챔피언십이 생기는 등 운도 저희를 조금씩 도와주면서 월파 진출이 조금씩 불가능은 아닌 듯 보였고 우연이 이어지다 보니까 월파 입구까지 도착하게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비록 월파는 가지 못했지만 돌이켜보면 참 많은 경험과 추억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쉬워도 후회는 없고 무엇보다 1년 8개월동안 같이 고생한 팀원들한테 정말정말 고맙습니다. 나중에 대학생활을 리마인드하게 된다면 1~2학년때는 재밌게 논 기억이 날 것 같고 3~4학년때는 목표를 위해 노력했던 이 기간이 특히 기억이 날 것 같습니다.